MBC
모 드라마에 나오는 맛깔진 궁중음식과 그것을
만드는 여인네들의 손길, 그리고 순박한 소녀들의
마음이 언뜻 언뜻 내비칠 때면, 그 맛이 입맛뿐
아니라 살맛까지 돋구어 주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
드라마는 음식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내용이 자주 언급되어 더더욱 흥미롭다.
특히 최고 상궁자리를 놓고 겨루는 한상궁과
최상궁의 경선에서 '사철 먹을 수 있는 생선'이라는
과제가 주어지자 최상궁 쪽에서는 물량공세로
이를 타개하려 하지만, 권력도 재력도 부족한
한상궁은 한 마리의 홍어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홍어를
먹어본 사람들은 그 잊을 수 없는 삼삼한 맛을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되지만, 아직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대단히 거북스런
음식으로 홀대받기에 충분하다. 잘 삭힌
홍어회 한점을 젓가락으로 꽉 쥐고 빨간 초장을
이리저리 발라 입에 담북 넣고 쫀득 쫀득 곱씹어
삼킨 후, 친구가 건네는 막걸리 한잔을 곁들이면
그 맛이 일품이라... 키야아 ~ ~
절친한
사이나 겉치레 없이 잘 어울리는 경우를 홍어(회)와
탁주(막걸리)의 조화와 같다는 의미로 홍탁(洪濁)이라
불러주는 경우가 있다. 이는 이 둘의 음식궁합이
잘 맞는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즉 탁주에
들어있는 유기산이 홍어의 톡 쏘는 맛(암모니아)을
중화시켜줄 뿐 아니라, 홍어의 찬 성질과 막걸리의
뜨거운 성질이 어울려 만들어 내는 맛의 조화가
일미(一味)이기 때문이다.
본
글의 소재가 된 드라마는 대다수 국민들이
시청한다는 저녁9시 뉴스 끝에 방영된다. 어느
날인가 그 드라마에서 주인공의 오해가 풀리고
다시 인정받게 되는 장면을 보고 있는데, 문득
방금 전 뉴스의 어두운 내용들이 드라마 상황들과
겹쳐지면서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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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도무지 판단이 되지 않는 정치가들의
행태, 분배정의를 부르짖는 파업현장의 갈등과
깊어 가는 경제 침체, 밤하늘에 진리를 선포한다는
붉은 십자가 수는 늘어나는데 이에 상응하여
줄지 않는 사회적인 어두움들..이 모든 어두움은
소아(小我)적인 사심(私心)에 있고, 반면에
밝음은 드라마의 주인공처럼 대아(大我)적인
열린 마음으로 포용함에 있음이 당연한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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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해도 저물어 가는 세모(歲暮)에 이르고 있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욱 성숙되었으면 좋겠고,
썩더라도 한 알의 밀알처럼 썩어 새싹을 움트게
하고, 홍어처럼 삭아 그 맛을 더할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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